<모스크바서 고구려.독도 문제 관련 국제세미나 열려>
[연합뉴스 2006-10-26 21:06:59]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 "중국과는 다른 독특한 문화를 누려온 고구려는 절대 중국 역사에 편입될
수 없다."
러시아 인류학연구소의 수석연구원인 로자 자릴가시노바 박사는 26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국역사의 고리'라
는 한국학 세미나에서 고구려 벽화나 무덤 등에서 보이는 중국과는 차별된 문화를 근거로 고구려사는 중국 역사
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를 포함해 유럽에서 고구려사를 가장 오랫동안 전공한 학자인 자릴가시노바는 "고구려 문화가 당시 국경
을 접했던 중국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수는 있지만 고구려인들은 중국의 것을 자체적으로 소화해 독창적인 문
화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그녀는 "기존의 모든 중국 역사서들은 고구려를 한국역사로 기록해 왔다"면서 "광개토대왕 비문만 봐도 한반도
전역을 통치하겠다는 웅혼한 기상을 담고 있는데 오늘날 중국측이 고구려사를 자국 역사로 주장하는 것은 터무
니없다"고 강조했다.
유리 바닌 러시아 동방학연구소 전 한국.몽골부장은 고구려사에 대해 최근 한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논란을 중
립적인 입장에서 개괄한 뒤 고구려사 문제가 정치 쟁점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순수한 역사문제가 정치화되는 것은 중국 정부가 재정까지 부담해 연구를 지원하는 등 중국측에 책임이 더
크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는 특히 "중국은 향후 남북한이 통일돼 간도 등 북방지역에 대한 영토 반환을 요구할까 우려해 동북공정에 나
서고 있는 것"이라면서 "중국측이 최근 발해사를 언급하며 러시아 극동에까지 자국 역사를 확장하려 하고 있
다"고 말했다.
미하일 박 모스크바대 공훈교수는 "고구려는 중국 수나라, 당나라와 전쟁까지 치르면서 승리했다"면서 "역사상
중국과 수차례 싸워온 고구려가 결코 중국 역사의 일부가 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서길수 서경대 교수는 중국측의 고구려사 왜곡이 학술적 논의 단계에서 벗어나 일반인들에게 홍보하는 실용적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구체적인 왜곡 사례들을 슬라이드 화면을 통해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고구려사에 관한 토론에 이어 열린 독도 영유권에 관한 논의에서도 독도는 한국 영토라는 견해가 주류를 이
뤘다.
최서면 명지대 석좌교수는 "일본 학자들이 쓴 모든 책들에 독도를 역사적으로 일본 영토로 기록한 것은 없다"면
서 "독도 영유권은 주로 일본 국제법학자들이 역사적 지식 없이 군사적, 경제적 배경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
고 말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가 독도에 대한 해안 측량을 가장 먼저 실시했다면서 러시아측의 사료들이 역사적 진실 규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블야텐코 러시아 극동문제연구소 일본과장은 "한국 임시정부가 지난 1944년 일본에 선전포고를 했기 때문에
현재 한국의 독도 영유는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